관련 정보/법제논단 2013.05.09 09:52

[법제 4월호]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처벌의 문제점과 그 대안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처벌의 문제점과 그 대안

 

 

 

한성훈(연세대학교 법학연구원 박사후 연구원)

 

 

 


                   목  차

 

 

Ⅰ. 서  론

 

Ⅱ.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구조적 문제점

 

Ⅲ.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문제점과 한계

 

Ⅳ. 대안 및 결론

 

 

 

 


Ⅰ. 서  론

 

 

오늘날 우리사회에서 기업은, 사회·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함과 동시에 다양한 영역, 특히 경제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렇듯 기업의 사회에서의 역할을 통해 우리는 생활에서 보다 풍요로운 경제적·물질적 혜택을 누리고 있다.
한편 기업이 우리사회에 차지하는 비중만큼이나 기업의 범죄로 인한 사회·경제적 피해의 규모도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발생하는 기업범죄는 현행 형법전에서 규율하고 있는 전통적 범죄의 개념을 벗어나, 전통적 사고에 따라 범죄로 포착하기 매우 어려운 반사회적 현상이다. 따라서 기업에 의한 범죄는 전통적인 범죄보다 법익침해 및 그 결과가 사회에 미치는 파장이 훨씬 크다. 또한 피해범위가, 자연인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全세계에 미치기도 한다. 이로 인하여, 기업처벌의 필요성과 함께 다양한 규제방법을 통하여 기업범죄에 대처하고 있음이 세계적 추세이기도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대륙법계의 영향으로, 기업 내지 법인의 범죄능력 인정여부와 상관없이 형법전이 아닌 부수형법상의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을 통하여 실행행위를 담당한 직접적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그 영업주인 법인이나 개인에 대하여도 위반행위자에 적용되는 해당 벌칙에 따라 처벌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기업을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규정이 아님으로 결과적으로 점증하는 기업범죄에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형법상책임주의 원칙에 반하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본 논문에서는 기업처벌의 적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현행 기업처벌 규정인 양벌규정의 본질과 구조를 검토함과 동시에 기업처벌규정이 가지고 있는 내재적 문제점도 함께 검토하여 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구조적 문제점

 

 

1. 서 설


현재 우리나라에서의 기업처벌은 주로 개별법상 양벌규정에 의하고 있다. 양벌규정은 현재 기업을 처벌하는 유일한 실정법적 규정으로 기업범죄의 예방과 재발방지를 위하여 형사정책적인 고려에 따라 만들어진 불가피한 입법정책이다. 이러한 양벌규정은 기업의 범죄행위에 대해 직접적으로 규정하고 처벌하는 규정이 아니라, 기업에 속한 자연인이 기업의 일원으로 범죄를 범한 경우 그 자연인을 처벌한 후 그 행위자가 속한 기업에 대해 벌금형을 부과함으로써, 간접적이고 미온적인 처벌규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업의 위법행위에 대한 일반적 규제방식이 아니라 특수한 경우에 한하여 기업을 처벌하는 방식으로 규정되어 있어 여러 가지 문제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과거 기업의 역할이 그리 크지 않은 사회에서는 양벌규정만으로도 문제해결이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오늘날 기업범죄에 대한 규정으로서는 적절한 대응방안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우리와 같은 입법형식으로 기업범죄에 대처하고 있는 일본에서도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다.
이하에서 현행 기업처벌의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해, 우선 양벌규정의 구조와 양벌규정의 본질 파악을 위한 전제로써 기업처벌의 근거에 관한 학설과 판례를 검토한다. 아울러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처벌의 근거와 관련한 2007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사안과 그 이후 양벌규정의 개정방향과 내용을 함께 검토하고자 한다.

 

 


2. 기업처벌의 구조와 근거의 변화

 


(1) 종래의 기업처벌의 구조와 근거


1) 종래 기업처벌의 구조
현행 기업처벌의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업처벌의 근거규정이라고 할 수 있는 양벌규정의 구조를 살펴보아야 한다. 현재 양벌규정의 구조는 대부분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법인이나 사업주의 공범책임을 근거로 처벌하는 구조, 둘째 법인이나 사업주의 과실책임을 근거로 법인의 면책규정을 명문화한 구조, 셋째 법인이나 사업주의 처벌조건이나 면책사유를 전혀 규정하지 않은 구조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전형적인 구조가 사업주의 처벌조건이나 면책사유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이다. 이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양벌규정은 대부분의 행정형법에 규정되어 있고 기업의 범죄능력을 부정한다. 판례 또한 기업은 기관인 자연인을 통하여 행위를 하는 것이므로, 자연인이 기업의 기관으로서 범죄행위를 한 경우에도, 행위자인 자연인이 범죄행위에 대한 형사책임을 진다고 한다. 즉, 기업의 범죄능력이 없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다만, 법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특별히 기업처벌규정이 있는 경우에만,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법률효과가 귀속되는 기업에 대해서도 벌금형을 부과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책임원칙상 기업처벌에 있어, 기업의 책임을 인정하되 기업에 대한 형벌귀속의 합리적인 논거를 위해서는 행위자의 책임과 독립된 별개의 독자적인 책임이라고 해야 타당하다. 따라서 양벌규정에 의해 기업에 형사책임을 근거지우기 위해서는 행위자에 대한 처벌과 독립한 기업에 대한 처벌근거가 필요불가결하다.   그러나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구조상의 문제로 인하여 기업처벌의 본질, 즉 그 처벌근거가 무엇인지에 관해 여러 가지 학설이 대립하고 있다.

 


2) 종래의 기업처벌의 본질(근거)
기업처벌의 본질에 관한 문제는 업무주의 형사책임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로서, 직접 위반행위를 실행한 사용인과 직접 범죄행위를 하지 않은 업무주에게 책임을 부과하는 근거, 즉 기업을 처벌하는 근거 또는 처벌요건이 무엇인가 관한 논의를 의미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행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의 구조상의 유형 중 기업(업무주)의 처벌조건이나 면책사유가 존재하지 않은 구조로 인하여, 업무주(기업)의 처벌의 근거가 무엇인지가 문제가 되어왔다. 즉 업무주 처벌의 근거가 무엇인지 - 과실책임에 기초한 것인지 아니면 무과실책임인지 기초한 것인지- 에 따라 어떠한 책임을 지는 것인가에 대해 다툼이 있어왔다.
한편 2007년 헌법재판소는「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1990.12.3 법률 제4293호로 개정된 것)」제6조와 관련하여 “개인의 대리인·사용인 기타 종업원이 그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5조의 위반행위를 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개인에 대하여도 본조의 예에 따라 처벌한다”고 규정한 부분이 형사법의 기본원리인 책임주의에 반한다는 이유로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로 인하여,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또는 개인사업주)처벌의 본질과 관련하여 문제가 되었던, 기업처벌의 전형적인 구조가, 법무부의 추진한 2008. 7. 24 “행정형벌의 합리화 방안”에 따라 면책규정이 추가·보완되는 방향으로 법률개정작업이 이루어져, 종래 학설에 맡겨졌던 기업처벌의 근거는 과실책임임이 명백해졌고, 이제 더 이상 무과실책임이 주장될 여지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

 

 


(2) 현재의 기업처벌의 구조와 근거


현재는 기업처벌의 근거를 과실책임으로 이해하는 것이 통설과 판례의 입장이다. 한편 기업처벌의 근거를 과실책임으로 이해하는 경우에도 업무주가 어떠한 과실, 즉 구체적으로 어떠한 행위에 대해 업무주가 책임을 지는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행위책임설, 감독책임설, 행위책임·감독책임 이원설 등이 주장 되었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업무주가 지는 책임의 성격에 대해 행위책임설을 따르는 입장은 없고, 감독책임설 또는 행위책임·감독책임 이원설이 대립하고 있다.

 

 

 


3. 판례의 태도

 

 


우리 판례는 2007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전에,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처벌과 관련하여 개별적인 양벌규정의 구조에 따라 과실책임설, 과실추정설, 무과실책임설등을 취해오고 있었다. 이렇게 판례의 태도가 일관성이 없는 것은 기업의 범죄능력을 부정하면서, 기업처벌의 이론적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함에 본질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대법원과 달리 헌법재판소는 2001.6.1. 선고, 99헌바73 사안을 통해
 “행정형벌법규에서 양벌규정으로 사업주인 법인 또는 개인을 처벌하는 것은 위반행위를 한 피용자에 대한 선임·감독의 책임을 물음으로써 행정규제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이다”고 판시하고 있다. 이처럼 헌법재판소는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의 처벌근거에 대해 과실책임설, 즉 선임·감독상의 과실도 없는 자에게 양벌규정으로 처벌한다는 것은 형법상 책임주의에 반한다고 하여, 명백히 과실책임설을 취하고 있었고, 2007년 위헌결정을 통해 다시 한번 과실책임설의 입장을 재확인하였다.

 

 

 

 

4. 헌법재판소 결정 및 위헌결정에 따른 법률개정검토

 

 


(1)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양벌규정을 두고 있는 일련의 법조항들이 책임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가 문제 되어왔다. 즉 문제의 쟁점은 이들 양벌규정이, 자기책임원칙 또는 개별책임원칙에 위반되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07.11.29. 선고, 2005헌가10 전원재판부 결정을 통해 업무주의 고의·과실 유무에 상관없이 양벌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책임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양벌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을 내렸고, 이후 이를 필두로 하여 양벌규정을 둔 법률조항이 줄줄이 위헌 제청되어 위헌결정을 받았다. 이로서 양벌규정은 개인과 법인에 대한 것인지 여부를 불문하고, 책임원칙에 반하여 위헌이라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확립된 입장이다.

 


(2)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타당성 검토


헌법재판소는 종업원의 범죄사실이 인정되면, 자동적으로 영업주도 종업원과 같은 형으로 처벌받게 되어 있는 위 법률조항에 대해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영업주의 선임감독상의 과실(기타 영업주의 귀책사유)이 인정되는 경우”라는 요건을 추가하여 해석하는 것은 문언상 가능한 범위를 넘어서는 해석으로서 허용 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비난받을 만한 행위를 한 바 없는 자에 대해, 다른 사람의 범죄행위를 이유로 처벌하는 것은 책임주의에 반하는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 더 나아가 헌법재판소는, 위 법률조항이 종업원에 대한 선임감독상의 과실이 있는 영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으로 보는 경우라 하더라도 과실밖에 없는 영업주 즉, 이 사건과 같이 종업원의 무면허의료행위에 대한 귀책사유가 있는 영업주에 대한 처벌을 넘어, 종업원의 범죄행위에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는 영업주에 대해서까지 처벌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고, 영업주를 고의의 본범(종업원)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는 것은 형벌에 관한 책임원칙에 반한다고 판단하여 위헌결정을 하였다. 이러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이와 같은 결정은, 무과실책임을 인정할 수 있는 양벌규정의 개정의 필요성과 종래 기업을 처벌하는 규정만 있을 뿐, 왜 처벌되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형사책임의 내용을 규정하고 있지 않았던 “처벌근거가 없는 양벌규정 형식”에 대해서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할 필요성을 역설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한편, 영업주가 기업인 경우의 사안들에 관해서도, 헌법재판소는 현대사회에 새로운 범죄주체로 등장한 기업의 반사회적 법익침해 행위에 대처하기 위하여 정책적 필요에 따라, 기업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제수단인 형사처벌을 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즉 자연인과 마찬가지로 기업의 경우에 있어서도 “책임 없으면 형벌 없다”라는 책임원칙이 적용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생각건데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은 기본적으로 기업을 자연인과 동등한 행위주체로 인정함으로서 기업의 직접처벌을 긍정하는 세계적 입법추세에 최소한도로 그 흐름을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 할 수 있다. 또한 헌법재판소의 이러한 결정은 양벌규정이 아닌 새로운 기업처벌의 본질과 구조의 명확화를 위한 새로운 이론의 필요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3) 위헌결정에 따른 법률개정 검토와 평가


1) 법률개정 검토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과 대법원의 입장을 적극 수용하여 위헌결정 이후 양벌규정을 삭제하는 대신에 양벌규정을 전면 개정하였다. 즉 책임원칙과의 조화를 위해 면책규정을 추가하는 입법작업을 진행하였고, 그 입법작업은 다음과 같은 형식과 내용으로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 )조부터 제( )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위반행위를 하면 그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게도 해당 조문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양벌규정을 개정하였다. 그리고 개정범위에 있어서도 위헌결정을 받은 법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양벌규정의 개정을 추진하여 1차로 2008년 12월 26일 자격기본법 등 69개 법률을 개정·공포하였다. 이후 법무부는 2010년 전반기에 약110여개의 법률에서 양벌규정을 개정하였고, 현재까지 지속적으로 개정작업이 이루어져 오고 있다.
법부무의 행정형벌합리화방안의 주된 내용은, 종업원의 범죄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관리·감독의무를 다한 경우에는 법인·개인 영업주의 형사책임을 면제하고, 관리·감독상의 과실이 있을 뿐인 영업주에게 징역형까지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개선하여 징역형을 폐지하였다. 또한 양벌규정의 적용범위를 ‘업무에 관한’ 위반행위로 한정하여, 업무와 무관한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하여는 영업주가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루어졌다.


2) 법률개정에 대한 평가
이러한 법률개정은 법인 또는 개인사업주에 대해서 과실책임에 근거하여서만 형사처벌을 할 수 있고, 그에 대한 과실책임에는 벌금형만이 상당하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편 개정된 양벌규정은 ‘면책규정-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경우-을 추가 한 것으로 영업주 처벌의 근거와 관련하여, 종래의 종업원의 위반행위에 대한 방지조치를 알면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때, 행위자와 기업을 처벌하는 유형과 비슷한 구조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면책규정을 추가한 새로운 개정방식은, 이미 존재하였던 면책규정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을 해소시킬 수 있는 양벌규정의 입법방식으로 일반화 시킨 것이다. 특히 종래의 양벌규정이 기업을 처벌한다는 규정만 있지 왜 처벌하는지 그 형사책임의 내용이 무엇인지, 다시 말해 감독책임의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비판을 의식해 면책규정을 추가함으로써 감독책임의 내용을 채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종래의 가장 보편적 이였던 양벌규정의 구조와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즉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한 경우에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이른바 면책규정이 추가된 것을 빼고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법무부의 현재의 개정방향에 대해, 종래의 양벌규정의 학설과 판례에 대한 정확한 분석에 근거한 즉, 이러한 논증을 거쳐 개정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비판이 있다. 또한 통일적인 기준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일응 타당한 지적들이라고 보여진다.
생각건데, 2007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위헌의견과 합헌의견을 검토하고, 양벌규정의 개정작업을 추진하는 입법상황 등을 지켜보면서, 우리 양벌규정의 법제는, 입법정책적으로 법인의 범죄능력을 인정하되 무과실책임을 배제하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으로 타당한 해석이라고 생각된다.

 

 

 

 

5. 소 결

 

 


현행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은 기업을 처벌하는 유일한 실정법적 규정이다. 그러나 오늘날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으로써는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한 상황은 전술한 학설과 판례 및 위헌결정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었다. 이는 기업의 형사책임에 대하여 입법자가 명확한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임시방편으로 기업범죄에 대처한 것에서 나온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양벌규정의 본질적인 문제로서 기업의 범죄능력이나 형벌능력을 인정하느냐 하는 문제와,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의 구조 또한 기본유형 외에 면책규정을 두는 유형 등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고 있어 각각의 구조에 따라 해석과 적용이 달라 혼란을 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기업처벌의 본질에 관하여는 2007년 위헌결정을 통해 과실책임임을 명백히 하였고, 위헌결정 이후, 양벌규정의 개정작업등을 통해 단서에 면책규정을 둠으로써 양벌규정의 구조가 통일되어 가는 것으로 보여진다. 이와 같은 개정은 양벌규정의 구조에 대해 통일성을 기한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스러운 면도 있지만, 각기 상이한 법률상황하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살려 기업범죄에 대처할 수 있는 이점을 포기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므로 지금과 같이 기업의 구조 및 활동에 대한 정확한 분석 없이 개정작업이 이루어진다면, 현재 기업범죄에 대한 처벌규정으로 존재하는 양벌규정의 의의가 향후에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Ⅲ.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문제점과 한계

 

 

 

1. 서 설

 

 


2007년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 이후 법무부가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개선을 위한 법인처벌의 합리화 방안을 추진하여 그 결과로서, 종래 다툼이 있던 기업처벌의 본질 즉 그 근거가 과실책임임을 명백히 함으로써 형법상의 책임원칙에 일정부분 부합하게 되었다. 그러나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이 가지는 있는 본질적인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러한 문제로는 책임주의원칙 위배, 기업처벌근거의 불명확성, 처벌의 공백 및 확대가능성, 기업에 대한 적절한 형벌 부재 등이다. 이하에서 그러한 문제들을 살펴보고자 한다.

 

 

 

2. 현행 기업처벌규정의 문제점 검토

 

 


(1) 책임원칙의 위배


양벌규정은 전술한 헌법재판소 위헌의견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책임원칙에 위배될 소지가 많다. 즉 위헌결정 이후 양벌규정의 개정은, 과실책임을 명백히 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재 존재하는 많은 양벌규정이 이전의 내용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책임주의 원칙의 위배의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양벌규정도 범죄와 형벌을 규정하고 있는 만큼, 형법의 중요한 원칙 중의 하나인 책임원칙에 부합해야 한다는 요청에 자유로울 수 없다. 이는 앞서 살펴본 헌법재판소 위헌결정의 주요내용과도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현재 기업처벌규정인 양벌규정의 방식은, 기업처벌에 대해 기업의 입장에서 적극적으로 구성요건을 규정하고 있지 않고, 형사제재 또한 엄격한 요건 하에 형벌을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인의 범죄와 형벌을 규정한 벌칙규정을 두는 한편 이에 부수하여 양벌규정으로 법인에 벌금형을 부과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로 인하여 견해에 따라서는, 기업의 처벌은 기업범죄의 성립에 대한 엄격한 요건의 검토도 없이 자연인 처벌에 부수하여 행해지도록 함으로써, 책임주의원칙과는 거리가 먼 연계적 구성요건의 성격을 갖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어찌됐던 결과적으로, 기업은 타인의 범죄성립여부에 따라 처벌여부가 판가름된다는 점에서 책임원칙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 기업처벌 근거의 불명확성


양벌규정이 기업범죄의 성립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업을 처벌하는 근거가 무엇인가에 관해 앞서 전술한 바와 같이 과실책임인가 무과실책임인가의 문제와 행위책임인가 감독책임인가의 문제 등이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양벌규정에 의해 기업에게 형벌을 부과하는 근거가 무엇인가, 즉 기업의 책임내용이 무엇인가를 규정하고 있는 법률이 존재하지 않고, 양벌규정의 규정내용과 방식이 해당 법률마다 달라서, 법해석에 있어서 그 책임내용을 달리 파악할 수 있는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현재 다수설과 판례는 기업의 형사책임의 본질을, 감독상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감독과실이라고 파악하고 있다. 즉 당해 범죄의 행위책임은 자연인이 지고, 기업은 그에 대한 주의의무위반이라는 감독책임을 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수설과 판례와 같이, 기업처벌의 근거가 과실감독책임이라고 이해한다면, 상급관리자가 아닌 종업원의 행위로 범죄가 행해진 경우, 현행 기업처벌규정상 실질적으로 감독책임을 지는 상위관리자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비판이 가해진다. 따라서 기업의 형사책임을 행위책임(자기책임)과 감독책임으로 나누어 파악하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다시 이에 대해, 법인의 형사책임을 행위책임과 감독책임으로 나누어도 문제는 여전히 남는다고 비판하는 견해도 있다. 요컨대 이러한 문제는 기업범죄의 성립요건을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지 않은 점에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3) 처벌의 공백 및 확대가능성


1) 법인격 없는 단체의 처벌 가능여부
기업처벌규정의 적용대상은, 통상 ‘법인’ 또는 ‘개인’으로 표현되고 있다. 그러므로 법인격도 없고, 자연인에도 해당되지 않는 ‘법인격 없는 단체’의 경우에는, 행정적 단속을 위해 처벌이 필요한 경우라 할지라도, 형법전 뿐만 아니라 기업처벌규정에 명시적으로 근거가 없는 한 처벌 할 수 없다는 것이 학설과 판례의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는, 법인격 없는 단체에 대해 법인의 등기 여부에 의한 형식적인 요건으로 법인격 없는 단체와 법인을 구분하여, 법인에 의한 범죄에 상응하는 행위를 하더라도 법률에 규정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된다. 즉, 법인격 없는 단체를 처벌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에 처벌하지 못하는 공백이 생기게 된다.
예컨대 법인격을 취득하지 못한 단체가 법인과 같은 실체를 가지고 사회생활상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경우, 실제로 법인과 다를 바 없는 기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법인격 없는 단체에 의한 법익침해행위가 발생하면 기업처벌규정의 적용대상에 포함시켜 처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로 이러한 처벌의 공백은 해석론만으로 해결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비교법적으로도,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파트너십 같은 ‘법인격 없는 사단’에 대해서도, 실체이론에 따라 대위책임의 원리를 적용하고 있고, 영국의 경우도 이를 처벌하는 법률과 판례가 있다고 한다. 대륙법계 국가로는 독일이 질서위반법 제30조에 법인격 없는 사단에 대한 처벌규정을 두고 있다. 뿐만 아니라 네덜란드도 권리능력 없는 사단을 처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들어, 법인격 없는 단체를 포함하여 처벌하는 기업처벌규정이 양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판례 또한 기업처벌규정의 적용을 받는 법인의 범위를 넓혀가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단체에 의한 범죄가 점증하고 있으므로, 입법적으로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단체의 처벌규정도 포함시켜 나갈 필요성이 크다고 보여 진다. 또한 법인격 없는 사단과 조합의 경우에도, 법인격 유무라는 형식적 요건보다는 사실적 상태라는 실질적 요건을 중시하여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2) 위반행위자 ‘특정’과 관련한 해석
또한 현행법상 기업의 형사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위반행위자가 특정되어야만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로 인해, 기업의 활동과 관련한 위반행위로 인하여 법익침해가 발생한 사실은 명백하지만, 위반행위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 즉 기업의 구조적 특성이나 운영체계에 의한 다수 행위자의 조직적 수행으로 위반행위가 발생하여 구체적 행위자를 특정할 수 없는 경우에, 현행 양벌규정으로는 기업의 처벌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그리고 양벌규정상의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에서의 ‘외에’라는 문언의 해석에 따라, 법인의 처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양벌규정을 통한 기업의 처벌이, 자연인의 처벌을 전제로 함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즉 기업의 처벌이 자연인의 처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 자연인이 어떤 이유로 처벌되지 않는 경우에, 기업도 처벌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한편 위의 ‘외에’라는 문언을, 자연인 행위자의 처벌과는 ‘상관없이’ 또는 ‘독립하여’로 해석하여 기업을 처벌하는 것으로 파악한다면, 자연인 처벌을 전제로 하는 것이라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나 반대로 ‘외에’라는 문언의 해석에 있어, 자연인 행위자를 처벌의 주된 입장에 두고, 법인은 그에 ‘부수하여’ 또는 ‘더하여’ 법인도 처벌할 수 있다고 해석한다면, 자연인 처벌을 전제로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우리 판례는 기업의 처벌을 자연인의 처벌과 독립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에 이에 대하여, 양벌규정을 두고 있는 현행 행정형법의 체계상, 자연인의 처벌을 전제로 하여 부수적으로 기업을 처벌하는 해석이 더 용이하다는 견해가 있다.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예컨대 자연인 행위자가 처벌되지 않는다면 기업을 처벌할 수 없기 때문에, 처벌에 공백이 생길 수 있다. 이는 자연인이 처벌되지 않더라도 기업을 처벌할 수 있는 경우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처벌의 확대가능성의 문제도 안고 있다. 예를 들어, 벌칙 본조의 행위가 신분범으로 규정되어 있는 경우에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규정의 창설적 효력을 부인하면, 이에 따라 자연인을 처벌할 수 없게 되고, 여기에 자연인의 처벌을 전제로 법인을 처벌하는 것이라는 견해를 취한다면, 기업처벌의 공백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벌칙 본조 처벌대상이 업무주로 한정되어 있는 경우에, 업무주가 아닌 자가 본조의 위반행위를 하였을 때 양벌규정에 의하여 처벌할 수 있는지, 즉 양벌규정이 창설적 행위자처벌규정인지의 문제가 있다. 양벌규정이 창설적 행위자처벌규정이라고 하면 처벌의 범위가 확대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대법원은 창설적 효력을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의 태도는, 자연인 행위자의 처벌을 전제로 기업을 처벌하는 형식을 분명히 하고 있는 양벌규정을 완전히 거꾸로 해석하는 오류와 무리를 범하고 있다고 비판을 가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양벌규정은 이미 성립한 자연인 행위자의 범죄를 전제로 법인의 처벌을 규정하는 것으로서, 그 전제로서의 자연인 행위자의 처벌의 요건은 내용으로 삼고 있지 않으며, 양벌규정의 내용도 매우 단순하고 포괄적인 것이어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내용들을 규정한 본조의 행위자 범위를 확장할 아무런 근거를 가질 수 없기 때문에, 양벌규정을 창설적 행위자처벌규정이라고 하여, 이를 근거로 행위자를 처벌하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이다. 즉 형벌권의 부당한 확대이기 때문이다.
또 다른 처벌의 확대 가능성은 기업처벌의 근거와 관련한 것이다. 즉 무과실책임설은 말할 것도 없고, 과실책임설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과실의 주의의무 내용이 매우 고도화 되어 있어서 사실상 무과실책임과 다를 바 없으므로 처벌이 확대될 위험성이 크다.

 

 


(4) 기업에 대한 형벌 부재


양벌규정은 기업에 대한 형벌로서 유일하게 벌금형을 인정하고 있다. 그리고 현행법 하에서는, 기업에 대한 주형으로서 부과할 수 있는 형벌은, 벌금 밖에 없는 것도 사실이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양벌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벌금형은, 본조의 자연인의 벌금형을 그대로 차용하고 있는 것이고, 본조의 벌금형은 重型인 자유형을 부과하지 않을 경우에 선택하는 경한 재산형이다. 현재 이러한 방식을 취할 수밖에 없는 이유로, 기업범죄에 대해, 즉 기업의 구조와 사회적 활동에 대한 논증 없이 단순히 자연인 처벌에 부수하여 벌금형을 부과하는 입법형식과, 기업을 범죄주체로 파악하지 않고, 단순한 물적 재산의 귀속주체의 정도로만 파악하는 사고에서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의 범죄능력을 인정하고, 자연인과 기업의 존재형태와 그 사회적 영향력을 고려하여, 기업범죄에 합당한 형벌, 즉 자연인과 분리하여 기업에 대한 벌금액을 상향조정하여 부과해야 할 것이다. 현재 자연인과 분리하여, 기업에게 벌금액을 부과하는 규정은, 상표법 제97조와 특허법 제230조, 건설산업기본법 제98조 제1항 등이 있으며, 이들 규정은 개인에 대하여는 각 해당조의 벌금형을, 기업에 대하여는 따로 정한 벌금형(자연인에 비해 약3배가량 상향조정)을 과하도록 하고 있다.

 

 

 

 

Ⅳ. 대안 및 결론

 

 

지금까지 양벌규정에 의한 기업처벌의 문제점들을 검토하였다. 이하에는 필요한 범위 내에서 검토결과의 재언급과 함께 그 대안 및 결론을 제시하고자 한다.
우선 기업처벌의 구조와 관련하여서 2007년 헌법재판소 위헌결정 이후 법무부가 추진한 행정형벌합리화 방안을 통해 종래의 기업처벌의 구조에 면책규정이 추가되어, 그동안 학설에 맡겨졌던 기업처벌의 근거도 과실책임임이 명백해졌다. 하지만 현행 기업처벌의 구조가 면책규정을 추가하는 방안으로 개정작업이 이루어졌고, 이러한 형태가 기업처벌의 일반적인 구조가 되었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즉 기업이 면책되기 위해서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단서가 추가되었지만, 기업이 처벌을 면하기 위해서 어떠한 내용의 감독조치를 어느 정도 이행하여야 하는지에 관한 책임의 내용이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문제는 기업의 감독의무의 이행여부에 관한 입증 및 면책결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개정된 기업처벌규정은 형법상의 기본원칙인 명확성원칙의 문제를 낳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동시에 불완전한 입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입법적으로 과실책임의 요건을 명확히 해야 한다.
둘째, 기업처벌규정이 가지는 본질적인 문제를 살펴보았다.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업고유의 처벌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기업범죄가 점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가장 큰 요인으로 기업범죄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기업범죄를 처벌하고 예방하는데 그저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왜냐하면 그로 인해 기업범죄를 근절하기 위한 법적장치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범죄에 대해 현행 규정은, 자연인에 대한 처벌을 전제로 하여 기업의 형사책임을 묻고 있다. 이는 형사실무상으로 기업의 형사책임을 부정하고, 기업활동에 의해 야기되는 법익 침해의 결과에 대해서는 해당 활동의 담당자나 관리자, 이익을 향유하는 기업주 등의 자연인을 처벌해야 한다는 사상 즉, 기업자체를 처벌하는 경우 경제활동의 위축에 대한 우려와 기업의 범죄능력을 부정하는 사고가 뿌리 깊이 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날 기업범죄 및 처벌의 문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기업범죄의 특성으로부터 나타나는 피해의 중대성으로 볼 때, 더 이상 자연인에 대한 처벌만으로는 기업범죄를 억지하는 일반 예방적 효과를 충분히 기대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처럼 기업범죄가 발생한 경우 자연인에 대한 처벌로 그친다면, 기업은 기업목적인 이윤추구를 위해 구성원에게 여러 가지 방식으로 혜택을 주기만 한다면, 이익이 되는 불법행위를 계속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기업범죄로 인한 법익침해에 대한 형법상의 대응방식은, 그 책임을 기업자체를 처벌함으로써, 기업의 소유자인 주주에게 실질적인 위화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편, 기업처벌의 고유의 근거를 마련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기업범죄 중에는 기업특성상 자연인에게 형사책임을 귀속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못한 경우가 있다. 그 예로 첫째, 자연인의 처벌이 ‘불합리’한 경우이다. 이 경우는 기업범죄의 특징 중 하나로써, 법익침해를 야기한 기업활동이 ‘복잡한 조직구조 내에서 복수의 자연인에 의한 행위의 중첩된 결과’로 비롯되었을 때, 개개의 자연인은 기업활동의 전체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개개의 자연인은 기업조직의 특성으로 인해 자신에게 부여된 업무만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개개의 자연인은 자신의 행위가 가져올 법익침해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예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활동에 의해 야기된 중대한 법익침해의 책임을 한 개인에게 모두 부담시킨다면 그것은 매우 불합리한 결론이 될 것이다. 그러한 불합리를 없애기 위해서는 기업자체도 형사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둘째, 자연인의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기업범죄는 기업구성원인 자연인에 의해서 발생하고 그 피해 또한 자연인에게 미친다. 그러나 기업의 특성상 기업구성원이 아닌 기업의 관리시스템의 불비나 조직구조상의 결함 때문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 그 책임을 자연인에게 묻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관리시스템의 불비나 조직구조상의 결함에 대해 형법상의 책임을 누구에게도 물을 수 없다고 한다면, 이는 결국 기업의 형사책임을 요구하는 사회적 요청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서 이런 경우 특히 기업자체의 형사책임을 인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위 두 가지의 경우뿐만 아니리 기업은 자연인의 단순한 집합에 머무르지 않는 복잡성을 가지고 있다. 즉, 기업범죄는 기업구성원인 자연인을 통하여 행하여지고 있으므로 타인의 행위를 매개로 할 수밖에 없는 기업만의 고유한 행위형태를 따른다는 특성이 있다. 또한 기업은, 대부분 복잡한 분업적·계층적 조직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업무담당자의 잦은 교체와 권한의 분산 등 자연인과 다른 구조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기업자체를 처벌하는 근거를 마련함에 있어 종래 기업활동에 대한 형법상 규제의 필요성과 법적·사회적 실체로서의 기업의 본질뿐만 아니라, 기업범죄의 책임을 기업 내의 자연인에게는 환원할 수 없는 기업의 복잡성이라는 특 징 또한 고려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참고문헌


<단행본>
o 권오걸, 형법총론, 형설출판사, 2005.
o 김성돈, 형법총론(제2판), 성균관대학교출판부, 2009.
o 김일수/서보학, 형법총론(제11판), 박영사, 2006.
o 배종대, 형법총론(제10판), 홍문사, 2011.
o 손동권, 형법총론(제2개정판), 율곡출판사, 2005.
o 오영근, 형법총론(제2판), 박영사, 2009.
o 이재상, 형법총론(제6판), 박영사, 2008.
o 이정원, 형법총론(제3판), 법지사, 2004.
o 이형국, 형법총론(제4판), 법문사, 2007.
o 임웅, 형법총론(제3정판), 법문사, 2010.
o 정성근/박광민, 형법총론(제4판), 삼지원, 2008.
o 정영일, 형법총론(개정판), 박영사, 2007.
o 진계호, 형법총론(제6판), 대왕사, 2000.
o 황산덕, 형법총론, 방문사, 1982.

 

<논문>
o 김용섭, “양벌규정의 입법유형에 관한 법적 검토”, 인권과정의(vol. 375), 2007.11.
o 김재봉, “양벌규정과 기업처벌의 근거·구조”, 법학논총 제24권 제3호,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
o 김재윤, “법인의 형사처벌에 관한 유럽국가의 입법동향”, 법제연구 제36호, 한국법제연구원, 2009.
o 박강우, “최근 미국 기업범죄 실태와 규제동향”, 법학연구 제17권 제2호, 충북대학교 법학연구소, 2006.
o 박기석, “양벌규정에 관한 판례의 분석”, 형사정책연구소식 제33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6 1/2.
o ______, “양벌규정의 문제점과 법인범죄의 새로운 구성”, 형사정책 제10호, 한국형사정책학회, 1998.
o ______, “판례와 사례분석을 통한 기업범죄 처벌의 개선방안”, 형사정책 제20권 제2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08.
o 박미숙/탁희성/임정호, 양벌규정의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8.
o 손동권, “법인의 범죄능력과 양벌규정”, 안암법학 제3호, 안암법학회, 1995.
o 신동운, “법인의 형사책임과 양벌규정”, 고시연구 제289호, 고시연구사, 1998.4.
o 안성조, “법인의 범죄능력에 관한 연구”, 한양법학 제21권 제1집, 2010.2.
o 옥필훈, “경제범죄에 있어서 법인에 대한 효율적인 제재방안에 관한 연구”, 법학연구 제27집, 한국법학회, 2007.8.
이기헌/박기석, 법인의형사책임에 관한 비교법적 연구, 한국형사정책연구원, 1996.
o 이상철, “양벌규정 연구”, 월간법제 제491호, 법제처, 1998.11.
o 이천현, “법인의 범죄주체능력과 형사책임”, 형사법연구 제22호(특집호), 2004.
o ______,/임정호/박기석, 기업의 경제활동에 관한 형사법제 연구(l), 한국형사정책연구원, 2009.12.
o 이주희, “기업범죄방지 대책-독일질서위반법상의 규정을 중심으로-” 법학논집 제29집, 청주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11.
o 임 웅, “경제범죄에 대한 형법적 대책”, 성균관법학 제1권 제1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연구소, 1987.
o 정금천, “양벌규정의 기능과 한계”, 법학논집 제18집, 청주대학교 법학연구소, 2001.12.
o 정동기, “환경오염의 형사법적 규정과 입법론”, 검사세미나 연수자료집(?), 1992.
o 조 국, “법인의 행사책임과 양벌규정의 법적 성격”, 서울대 법학 제48권 제3호, 서울대학교 법학연구소, 2007.9.
o 조명화/박광민, “양벌규정과 형사책임-개정된 양벌규정의 문제집을 중심으로-”, 법학논총 제23집, 숭실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2.
o 조병선, “개정양벌규정에서의 기업의 형사책임: 과실추정설에 대한 반론”, 형사정책 제21권 제1호, 한국형사정책학회, 2009.6.
o 천진호, “기업범죄와 형사적 규제”, 법학논고 제16집, 경북대학교 법학연구소, 2000.
o 탁희성, “기업범죄에 있어서 양벌규정의 정당성 확보를 위한 소고”, 지송이재상교수정년기념논문집, 박영사, 2008.
o 한성훈, “기업활동에 대한 고유의 처벌근거”, 법학연구 제19권 제3호, 경상대학교 법학연구소, 2011.12.
o ______, “법인의 감독책임의 명확화에 관한 소고”, 한양법학 제23권 제4집, 2012.11
o 황병돈, “건축형법상 양벌규정에 관한 연구”, 홍익법학 제11권 제2호, 홍익대학교 법학연구소, 2010.

 

<일 본>
o "藤重光, “刑法と主體性理論(下)”, 法學敎室 第975", 有斐閣, 1991.
o 東條仲一郞, 兩罰規定, 立花書房, 1985.
o 川崎友巳, 企業の刑事責任, 成文當, 2004.
靑木紀博, “現在の法人處罰の在り方とその實務上の問題点”, 京都學園法學 第16", 1994.

 

저작자 표시
신고
Posted by 법제처 블로그지기 새령이
더 많은 관련글 보기
이 글에 대한 의견을 남겨 주세요.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