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령입안심사기준] 손해배상 규정에 관한 심사 기준 연구

손해배상 규정에 관한 심사 기준 연구

 

 


글. 류준모 법제처 법제도선진화담당관실 사무관

 

 

 


01 손해배상 규정의 의의

 

 

   손해배상에 관한 일반 규정으로는 '민법' 상 손해배상규정과 '국가배상법' 상 손해배상규정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일반법적인 규정이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라면 개별법에 별도의 손해배상 규정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행법에는 많은 손해배상 규정을 두고 있는데, 현재 개별법에서 손해배상 관련 규정을 두는 경우는 100여 건에 이르고 있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많은 업무가 전문화·고도화됨에 따라 '민법'이나 '국가배상법'의 손해배상 규정만으로 실제 현실에서의 형평을 맞추기 어려워 '민법'상의 일반원칙에 예외를 인정할 필요성이 점점 증가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손해배상에 관해 많은 입법례가 만들어 지고 있음에도 이를 어떤 방식으로 규정해야 되는 지에 대한 기준은 정립되어 있지 않다. 개별적인 필요에 따라 각각 규정이 만들어 지고 있어 '민법'상 손해배상책임과의 차이가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규정 방식도 각각 달라서 해석상 논란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 글에서는 손해배상 규정의 입법례를 유형별로 분석해 보고, 손해배상책임 유형에 따른 입안·심사 기준을 검토해 보고자 한다.

 

 

 

02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손해배상책임에 관해서는 '민법'이 일반법의 지위를 가진다.

 

 

 

※ '민법'
제750조(불법행위의 내용)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① 가해자의 고의·과실, ② 가해자의 책임능력, ③ 가해행위의 위법성, ④ 가해행위에 의한 손해발생을 요건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불법행위의 성립요건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의 성립을 주장하는 피해자가 입증해야 한다.
   개별법에 손해배상 관련 규정을 두는 것은 '민법'에 대한 특칙을 규정하는 경우에 의미가 있을 것이다. 개별법에서 손해배상책임에 관해 규정을 두는 경우 '민법' 상 손해배상책임과 동일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는 취지라면 '민법'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 타당하고 굳이 개별법에 규정하여 '민법'과 개별법의 손해배상책임 간의 해석상 혼란을 일으키는 것은 불필요할 것이다.

 

 

 

03 손해배상책임 발생 요건 관련 입법례 검토

 

 

   개별법에 규정되어 있는 손해배상에 관한 입법례를 보면 손해배상책임 발생 요건으로 위법행위와 고의·과실을 모두 규정하는 경우와 고의·과실만을 규정하는 경우, 고의·과실을 규정하지 않은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유형에 따라 손해배상책임 발생에 있어 위법행위 필요성, 귀책사유 필요성 등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1. 위법행위와 고의·과실을 함께 규정하고 있는 경우

 

 

  '민영교도소 등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
제38조(손해배상) ① 교정법인의 임직원과 민영교도소등의 직원이 위탁업무를 수행할 때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국가에 손해를 입힌 경우 그 교정법인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언론중재 및 피해규제 등에 관한 법률'
제30조(손해의 배상) ① 언론등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위법행위로 인하여 재산상 손해를 입거나 인격권 침해 또는 그 밖의 정신적 고통을 받은 자는 그 손해에 대한 배상을 언론사등에 청구할 수 있다.


  '법률구조법'
제32조의2(공단의 손해배상책임) ① 공단은 그 임직원이 공단의 사무집행에 관하여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제삼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그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을 진다.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위해서는 위법행위를 해야 한다는 것을 명백히 규정하고 있는 입법례다.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에서도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위법행위가 있어야 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민법' 규정과 별다른 차이점은 없다.
   위의 입법례를 보면 교정법인, 언론사, 법률구조공단의 임직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행위를 하게 되어 손해가 발생하면 교정법인, 언론사, 법률구조공단이 직접 손해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임직원의 위법행위에 대해서 교정법인, 언론사, 법률구조공단 등이 사용자로서 책임을 진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규정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민법' 상 사용자 책임에서는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면책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러한 법에서는 사용자의 면책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취지의 특칙을 규정한 것으로 보인다.

 

 

 


2. 고의·과실 요건을 규정하고 있는 경우

 

 

  '결혼중개업의 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손해배상책임의 보장) ① 결혼중개업자는 결혼중개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이용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 거래신고에 관한 법률'
제30조(손해배상책임의 보장) ① 중개업자는 중개행위를 함에 있어서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거래당사자에게 재산상의 손해를 발생하게 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변호사법'
제58조의11(수임사건과 관련된 손해배상책임) ① 담당변호사[담당변호사가 지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 법무법인(유한)의 구성원 모두를 말한다]는 수임사건에 관하여 고의나 과실로 그 수임사건의 위임인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에는 법무법인(유한)과 연대하여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위법행위에 대한 규정을 두지 않으면서 고의·과실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게 된 때에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는 점을 규정하고 있는 입법례다. 이 경우에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손해배상책임의 일반원칙에 따라 위법한 행위가 있어야만 책임이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민법'의 손해배상 규정에서도 고의·과실을 명시하고 있으므로 단순히 손해배상책임을 확인하는 데 불과한 취지라면 굳이 이러한 규정을 둘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반면에 이러한 입법례가 결혼중개업자나 중개업자가 업무를 함에 있어서 계약 내용의 불이행에 따른 계약책임 뿐만 아니라 그 밖에 부수해서 발생하는 손해까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규정하는 취지라면 별도로 규정을 둘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변호사법의 경우에는 계약의 당사자인 법무법인이 아니라 담당변호사도 연대해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3. 고의·과실 요건을 규정하지 않는 경우

 

  '기업구조조정 촉진법'
제21조(손해배상책임 등) ① 채권금융기관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다른 채권금융기관이 받은 손해의 범위에서 연대하여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채권금융기관(제20조제1항에 따라 채권의 매수를 청구한 채권금융기관은 제외한다)이 협의회의 의결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2. 채권금융기관이 제15조제4항 본문에 따라 보유채권을 채권금융기관 외의 자에게 매각하거나 관리권을 위탁하면서 같은 항 본문에 따른 확약서를 협의회에 제출하지 아니한 경우


  '수산업법'
제82조(수질오염에 따른 손해배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인하여 수질이 오염되어 면허받은 어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그 오염발생시설의 경영자는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해자에게 정당한 배상을 하여야 한다.
  1. 산업시설이나 그 밖의 사업장의 건설 또는 조업
  2. 선박 또는 해양시설('해양환경관리법' 제2조제17호에 따른 해양시설을 말한다)
  3. 해저광구의 개발 등


  '우주개발 진흥법'
제14조(우주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제8조 및 제11조에 따라 우주물체를 발사한 자는 그 우주물체로 인한 우주사고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 이 경우 손해배상 범위와 책임한계 등에 관하여는 따로 법률로 정한다.

 

 

대부분의 손해배상규정에서 고의·과실을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위의 입법례에는 고의·과실에 대해서 명시적으로 규정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이러한 규정은 무과실책임을 인정하려는 의도로 판단될 여지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손해배상 규정에서 단순히 고의·과실을 규정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를 바로 무과실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04 무과실책임, 입증책임 전환 등에 관한 심사 기준 검토

 

 

1. 귀책사유(고의·과실)에 관한 특칙을 규정한 입법례 유형


   현행법에는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발생과 입증책임의 예외를 인정하여 피해자가 좀 더 쉽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도록 특칙을 두는 입법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으로 무과실책임과 입증책임 전환 규정 등을 들 수 있다.
   무과실책임의 취지로 고의·과실 요건을 명시하지 않는 규정 중에도 무과실책임임을 명시적으로 표시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그리고 천재지변과 같은 불가항력의 경우에만 면책될 수 있도록 한 경우가 있다. 입증책임과 관련해서는 입증책임을 전환하거나 과실을 추정하게 하여 피해자를 쉽게 구제할 수 있도록 하는 입법례가 있다.

 

(1) 고의·과실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

 

 

  '수산업법'
제82조(수질오염에 따른 손해배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로 인하여 수질이 오염되어 면허받은 어업에 피해가 발생하면 그 오염발생시설의 경영자는 관계 법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피해자에게 정당한 배상을 하여야 한다.
  1. 산업시설이나 그 밖의 사업장의 건설 또는 조업
  2. 선박 또는 해양시설('해양환경관리법' 제2조제17호에 따른 해양시설을 말한다)
  3. 해저광구의 개발 등

 

 


(2) 고의·과실이 필요 없음을 명시한 경우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손해배상책임) ① 사업자등은 제3조제1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부당한 표시·광고행위를 함으로써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② 제1항의 규정에 의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사업자등은 그 피해자에 대하여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들어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3) 고의·과실을 규정하지 않으면서 예외적인 면책사유를 명시하는 경우

 

 

  1) 인과관계가 없거나 책임을 인정하기 어려운 예외적인 경우 면책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자동차손해배상책임)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다른 사람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 그러하지 아니하다.
  1. 승객이 아닌 자가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자기와 운전자가 자동차의 운행에 주의를 게을리 하지 아니하였고, 피해자 또는 자기 및 운전자 외의 제3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으며, 자동차의 구조상의 결함이나 기능상의 장해가 없었다는 것을 증명한 경우
  2. 승객이 고의나 자살행위로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


  '유류오염손해배상 보장법'
제5조 (유조선의 유류오염 손해배상책임) ① 유조선에 의한 유류오염손해가 발생하였을 때에는 사고 당시 그 유조선의 선박소유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다만, 그 유류오염손해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
  1. 전쟁·내란·폭동 또는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발생한 경우
  2. 유조선의 선박소유자 및 그 사용인이 아닌 제3자의 고의만으로 발생한 경우
  3. 국가 및 공공단체의 항로표지 또는 항행보조시설 관리의 하자만으로 발생한 경우

 


  2) 천재지변·불가항력의 경우를 면책사유로 규정하는 경우

 

 

  '토양환경보전법'
제10조의3(토양오염의 피해에 대한 무과실책임) ① 토양오염으로 인하여 피해가 발생한 때에는 당해 오염원인자는 그 피해를 배상하고 오염된 토양을 정화하여야 한다. 다만, 토양오염이 천재·지변 또는 전쟁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3조(손해배상) 전기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역무의 제공과 관련하여 이용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배상을 하여야 한다. 다만, 그 손해가 불가항력으로 인하여 발생한 경우 또는 그 손해의 발생이 이용자의 고의나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그 배상책임이 경감되거나 면제된다.

 

 


  3) 당사자 간 합의에 따른 조정이 가능하도록 한 경우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금융기관 또는 전자금융업자의 책임) ① 금융기관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계약체결 또는 거래지시의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②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금융기관 또는 전자금융업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자가 부담하게 할 수 있다.
  1. 사고 발생에 있어서 이용자의 고의나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로서 그 책임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이용자의 부담으로 할 수 있다는 취지의 약정을 미리 이용자와 체결한 경우
  2. (생  략)

 


(4)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경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제56조(손해배상책임) ①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는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함으로써 피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당해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사업자 또는 사업자단체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43조(손해배상의 책임) ① 신용정보회사등과 그 밖의 신용정보 이용자가 이 법을 위반하여 신용정보주체에게 피해를 입힌 경우에는 해당 신용정보주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진다. 다만, 신용정보회사등과 그 밖의 신용정보 이용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5) 과실을 추정하는 경우

 

 

  '저작권법'
제125조(손해배상의 청구) ①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저작인격권 및 실연자의 인격권을 제외한다)를 가진 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자기가 받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 이익의 액을 저작재산권자등이 받은 손해의 액으로 추정한다.
  ② ~ ③ (생  략)
  ④등록되어 있는 저작권·출판권·프로그램배타적발행권·저작인접권 또는 데이터베이스제작자의 권리를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종자산업법'
제86조(손해배상청구권) ① 품종보호권자나 전용실시권자는 고의나 과실에 의하여 자기의 권리를 침해한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제87조(과실의 추정) 타인의 품종보호권이나 전용실시권을 침해한 자는 그 침해행위에 대하여 과실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2. 무과실책임·입증책임 전환 관련 입안·심사 기준


   '민법'에서는 과실이 있는 자에게만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고, 손해배상책임 발생요건의 입증책임을 피해자가 지도록 하고 있다. 이는 과실책임원칙이라는 사법상의 대원칙에 입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하게 되면 실질적인 형평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게 된다.
   업무가 전문화·고도화됨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등한 위치나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가해자가 훨씬 많은 지식과 정보를 가지고 있고, 피해자가 가해자의 귀책사유를 입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지고 있다. 또한, 해당 업무로 인해서 이익을 받고 있는 사업자가 그 업무의 위험성에 기해서 발생한 손해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사회적 형평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그 동안 학설이나 판례에서는 환경분야, 의료분야 등과 같이 귀책사유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 과실책임원칙의 예외를 인정하려는 논의가 많이 진행되어 왔다.
   입법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도입되고 있는 것이 무과실책임, 입증책임 전환, 과실의 추정과 같은 특칙을 두는 것이다.
   다만, 과실책임의 원칙은 사법상의 대원칙이고 형평의 원칙에 입각한 기본원칙이므로 이에 대한 예외를 인정하는 경우는 특별한 필요성이 있는 경우여야 할 것이다. 무과실책임을 인정하게 되면 업무 수행자가 귀책사유 없는 경우에도 손해를 배상해야 하므로 이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사업 특성상 위험성이 높고, 입증에 어려움이 현저한 경우 등으로 한정되어야 할 것이다.
   과실책임원칙을 유지하는 경우에도 피해자가 가해자의 과의·과실을 입증하기 어려운 전문적·기술적 분야에 있어서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사업자가 귀책사유가 없음을 입증하도록 하도록 규정을 둘 수 있다.
   등기나 등록처럼 해당 분야의 권한자를 객관적으로 알 수 있게 되어 있는 경우라면 그 권리를 침해한 자는 과실이 추정되도록 하는 규정을 둘 수 있을 것이다.
   무과실책임을 인정하거나, 입증책임 전환, 과실을 추정하는 것과 같은 규정은 '민법'상 손해배상책임 규정의 특칙에 해당되므로 반드시 법률에서 규정하여야 한다. 법률에서 고의·과실을 손해배상책임 발생요건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만으로 무과실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지에 대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귀책사유가 없다고 하더라도 손해배상책임이 발생한다는 점을 분명히 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해당 법률이 무과실책임을 인정하는 취지라면 단순히 손해배상규정에서 고의·과실을 규정하지 않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0조와 같이 고의·과실이 없다고 해서 면책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손해배상의 요건을 규정함에 있어서 고의, 과실, 위법행위, 손해 등과 같이 '민법'에서 사용한 용어와 표현을 존중하여 규정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법 상호간의 용어 또는 표현을 통일시킴으로써 법규정의 명확성을 기하고 법체계의 통일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05 그 밖에 손해배상 관련 특칙 규정

 

 

   '민법'상 손해배상책임에서는 위법행위와 인과관계가 있는 손해에 대해서만 배상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업무 중에는 위법행위로 인해서 발생하는 이익이 손해보다 훨씬 많은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 손해배상의 실효성에 중대한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한 보완책으로 발생한 손해보다 훨씬 많은 손해배상액을 인정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의 도입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려는 경우라도 배상액이 지나치게 많은 경우 과잉금지원칙이나 자기 책임 원칙에 위반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할 것이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35조(손해배상 책임) ① 원사업자가 제12조의3제1항을 위반하여 기술자료 제공을 요구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에 대하여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원사업자가 제12조의3제3항을 위반하여 취득한 기술자료를 유용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자가 있는 경우에는 그 자에게 발생한 손해의 3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원사업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입증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업무의 특성상 손해배상액을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귀책사유가 있는 행위로 발생하는 이익액을 손해배상액을 추정하도록 하여 피해자가 손해배상액을 입증하는 어려움에서 벗어나도록 하면서 불법행위자에게 위법행위로 발생한 이익이 귀속되지 못하도록 할 수도 있다.

 

 

  '반도체집적회로의 배치설계에 관한 법률'
제36조(손해배상의 청구) ① 배치설계권자나 전용이용권자는 고의 또는 과실로 그 권리를 침해한 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배치설계권자나 전용이용권자는 제1항에 따른 청구를 하는 경우에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 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얻은 경우에는 그 이익액을 배치설계권자나 전용이용권자가 입은 손해액으로 추정한다.


  '저작권법'
제125조(손해배상의 청구) ①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권리(저작인격권 및 실연자의 인격권을 제외한다)를 가진 자가 고의 또는 과실로 권리를 침해한 자에 대하여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자기가 받은 손해의 배상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 권리를 침해한 자가 그 침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때에는 그 이익의 액을 저작재산권자등이 받은 손해의 액으로 추정한다.

 

 


해당 손해배상의 특성에 따라 경과실에 대한 특칙을 두거나 손해배상청구의 시효를 단축하는 경우도 있다.

 

 

  (경과실의 경우 감경하는 입법례)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
제3조(손해배상액의 경감) ① 실화가 중대한 과실로 인한 것이 아닌 경우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의무자는 법원에 손해배상액의 경감을 청구할 수 있다.
  ② 법원은 제1항의 청구가 있을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사정을 고려하여 그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다.
  1. 화재의 원인과 규모
  2. 피해의 대상과 정도
  3. ~ 6. (생  략)


  (소멸시효를 단축하는 입법례) '우주손해배상법'
제8조 (권리행사의 기간) ① 이 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피해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제4조제1항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자를 안 날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② 이 법에 따른 손해배상청구권은 우주손해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경과한 경우에는 행사하지 못한다.
    *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의 경우 안날로부터 3년, 손해 발생한 날로부터 10년을 소멸시효로 하고 있음.

 

 

 

   손해배상은 금전으로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명예훼손이나 신용이 실추된 경우와 같이 금전으로 보상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경우에는 명예훼손이나 신용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을 것이다.

 

 

  '디자인보호법'
제66조(디자인권자등의 신용회복) 법원은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하여 디자인권 또는 전용실시권을 침해함으로써 디자인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의 업무상의 신용을 실추하게 한 자에 대하여는 디자인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의 청구에 의하여 손해배상에 갈음하거나 손해배상과 함께 디자인권자 또는 전용실시권자의 업무상의 신용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명할 수 있다.

 

 

 


06 마치며

 

   손해배상책임은 기본적으로 '민법'에 따라 발생요건과 손해배상범위가 결정된다. 그러나, 해당 업무의 특성 때문에 '민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 불합리한 경우도 있게 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그 동안 학설에서는 위험책임이 주장되어 왔다. 위험책임이란 일정한 위험원(자동차, 철도, 비행기, 행원자로 등 일정한 공해시설과 기계 뿐만 아니라, 가스·화학물질과 같은 위험한 물건)을 지배하는 자에게 전적으로 장차 발생될 손해의 부담위험을 귀속시키는 책임 제도를 말한다.
   전통적인 '민법'의 손해배상 구조의 이러한 문제점을 입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하여 개별법에 손해배상규정을 두어 '민법'의 특칙을 규정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데, '민법'에 대한 별도의 특칙을 두는 경우에만 개별법에 손해배상규정을 두어서 손해배상법 체계가 일관성 있게 유지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개별법에 손해배상규정을 두는 경우에도 '민법'의 규정 중 어떤 것에 대한 특칙인지를 명확히 규정해주어 해석상의 혼란을 없애는 것이 필요하다. 해당 영업의 중요성과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기 위하여 확인적 차원에서 손해배상 규정을 두는 것은 법체계적으로 불필요하고 오히려 해석상 혼란만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현행 손해배상규정 관련 입법례는 무과실책임, 입증책임 전환, 과실 추정과 같은 손해배상책임발생과 관련된 특칙과 손해배상액 추정, 징벌적 손해배상 등 손해배상범위에 관한 특칙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회가 발달됨에 따라 업무의 종류와 특성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으므로 손해배상책임을 규정하는 일관된 입법 모델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법령 입안·심사 시에 해당 업무의 위험성과 피해가능성, 전문성, 입증의 용이성, 공시성 등을 고려하여 손해배상과 관련된 특칙이 필요한 지, 어떠한 규정을 둘 것인지를 개별적으로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2_법령입안심사기준.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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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법제처 블로그지기 새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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