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법제를 명품으로 만들자


 

 

정태용(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어렸을 때에는 국산품애용이라는 말을 참 많이도 들었다. 그 때에는 미제·독일제·프랑스제·일제라고만 하면 질을 제대로 살펴보지도 않고 마냥 탐을 내곤 했다. 이제는 워낙 우리 제품이 질이 높아져 모두들 외제라는 말에 무감각해졌다. 일상생활에서“국산품이라는 용어 자체를 들어보기 어렵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몰리는 외국제품이 있다. 소위 명품이다. 명품에만큼은 어느 누구도 유혹을 느낀다. 그런데 이러한 명품은 단순히 기술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명장(名匠)의 깊은 애착과 높은 긍지의 산물이라고 한다.


얼마 전 법제처에서 아시아 법제포럼을 개최하였다. 많은 사람이 참여해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그 과정에서 외국에서 온 참석자들은 우리나라가 후발개도국으로 출발하여 OECD국가로 발돋움하고,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하는 나라로 수직상승할 수 있도록 하는 데에 기반이 된 법제와 이를 운영한 경험에 대하여 강력한 관심을 나타내었다.


우리는 당연히 그러려니 하는 법제가 실은 우리의 독자적인 제도이거나, 다른 나라에도 있기는 하지만 우리가 나름대로 특색 있게 발전시킨 제도인 경우가 적지 않다.

1970년 대도시 주변의 녹지공간을 보호하고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개발제한구역을 지정했는데, 이 제도는 아직까지 그 골격이 유지되고 있고 일부 지역은 서민의 주택용지로 활용되었다.


주택난을 해소하기 위해 입주자저축제도를 만들고, 선분양을 허용하고, 주택분양을 보증하고, 전매제한을 하는 등의 다양한 기법을 동원한 결과 단기간 내에 많은 주택을 건설해서 싼 값에 공급할 수 있었다.

1960년대 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라 국토의 곳곳에서 대규모 건설공사가 시행되고 있었지만 보험회사에서는 사고율을 의식해서 건설공사에 대한 보험계약을 거부하고 있었는데, 건설업자들로 공제조합을 결성해서 각종 건설공사에 대한 보증을 하도록 하였다.

자가운전이 생활화함에 따라 책임보험을 도입하는 한편, 종합보험에 가입한 경우에는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을 면제함으로써 자동차문화를 정착시키고 자동차산업을 진흥시켰다.

1985년 행정심판제도를 도입하여 서민들이 비용을 들이지 않고 신속하게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는데, 이제 우리의 행정심판제도는 이웃 중국과 일본에서 관계공무원들이 운영실태를 살펴보러 올 정도가 되었다.


이러한 법제에 대하여 우리는 많은 애착과 강한 긍지를 가져야 한다. 우리 법제를 명품으로 만들어야 한다. 기존의 좋은 법제를 소중히 여기고 다듬고 다듬어서 더 좋은 법제로 발전시켜야 한다. 또한 우리의 실정에 맞는 새로운 법제를 많이 만들어내야 한다. 이것이 우리 사회를 한층 더 성숙하게 하는 동력이 될 것이다.

 그런데 우리 법제가 다른 나라에서 탐을 낼만한 명품으로서의 품격을 갖추게 하기 위해서는 법제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아무리 내용이 좋은 법제라고 하더라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다면 그 법제는 명품이 될 수 없다.


이제 법제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은 좋은 법제를 만들고, 국민 모두는 이를 제대로 지켜 우리 법제를 명품으로 만들어야 할 때이다.

 잘 만들고 제대로 지키자.


정태용(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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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법제처 블로그지기 새령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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